국제 금융 시장은 현재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주요국들의 경제 정책 변화라는 복합적인 요인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 예고는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며 세계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동 갈등의 심화와 유가 전망
지난 6월 21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한 성공적인 공격을 발표하며, 주요 우라늄 농축 시설이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한 이란의 어떠한 보복도 더 큰 무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공격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상당히 지연시켰음을 확신하며,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이란에 핵무기 포기를 요구하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협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했으나, 핵무기 개발 지속 시 정권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란 외교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며, 미국 시민과 군인이 모두 합법적인 표적이 되었다고 경고하며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으며, 이란 의회는 미국의 폭력에 대응하여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기도 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교통로로, 이곳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시나리오에 따라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원유 및 가스 인프라가 공격에서 벗어날 경우), 75~80달러(이란의 석유 수출이 관련 인프라 피해로 중단될 경우), 그리고 최악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또는 걸프 지역 원유 인프라 피해 발생 시 120~13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가 급등은 이미 취약한 세계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으며, 특히 이란산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유럽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주요 경제 지표와 연준의 금리 경로 전망
미국은 5월 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헤드라인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간 2.1% → 2.3%, 월간 0.1% → 0.1%). 근원 PCE 물가지수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전망입니다 (연간 2.5% → 2.6%, 월간 0.1% → 0.1%). 최근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다소 상이한 의견을 표명했으나, 대체로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PCE 물가 지수 결과가 향후 연준의 금리 경로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연준 보고서는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불투명하며, 명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파월 의장을 비난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으며, 금리를 내렸다면 연간 1조 달러를 절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의장 해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글로벌 무역 현안과 시장의 반응
유럽연합(EU)과 중국은 주요 무역 현안을 논의하며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무역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7월 양측 정상회담을 대비한 주요 의제 정리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유로존의 6월 소비자 신뢰는 -15.3을 기록하며 전월(-15.1) 대비 하락했는데, 이는 지속되는 무역 불확실성과 중동 갈등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이러한 지정학적 및 정책적 불확실성에 둔감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와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4월 초 이후 20% 이상 반등하여, 상호 관세 발표 직후의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습니다. 장기 금리 역시 재정 전망 악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침묵'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후퇴에 대한 학습 효과, 정책 충격이 현실화되기까지의 시간 소요, 그리고 반복된 충격에 무뎌진 투자자들의 '재난 피로'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유가 급등 등으로 취약한 세계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킬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세계은행, OECD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이미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연준 또한 관세 불확실성 등으로 금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낮췄습니다 (1.7% → 1.4%).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유가는 130달러,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에 달하고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 중앙은행의 통화 개입 신중론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달러화 약세와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 등으로 통화 개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 및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통화 약세 유도용 파생상품 포지션을 축소했고, 대만은 자국 통화의 강세를 허용했습니다. 한국 또한 국민연금이 5개월간 유지해 온 스왑 거래를 중단했는데, 이는 달러화 약세로 미국의 신흥국 통화 압박이 완화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등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무역 흑자를 기록 중인 한국의 원화와 말레이시아의 링깃화가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위안화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중앙은행의 개입 축소가 아시아 전반의 일관된 현상은 아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결론: 불확실성 속 금융 시장의 미래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은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 주요국들의 경제 정책 변화, 그리고 미중 무역 갈등 등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이에 따른 이란의 보복 예고는 유가 상승 가능성을 높여 세계 경제에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현재 위험 요인에 둔감한 '침묵'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침묵은 오히려 큰 균열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제 유가의 흐름, 연준의 금리 정책, 그리고 주요국들의 무역 협상 결과는 글로벌 경제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을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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